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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열차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어지는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풀어낸 영화 부산행은 좀비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재난 영화입니다. 생존을 위한 긴박한 열차 속 이야기뿐 아니라 감염의 과학적 설정, 인간 심리의 묘사, 가족애까지 복합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오늘은 부산행의 줄거리와 함께, 그 속에 숨겨진 과학적 근거, 좀비 설정의 뇌과학적 측면, 그리고 총평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부산행 줄거리
부산행의 줄거리는 서울에서 출발한 KTX 열차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승객 한 명으로 인해 순식간에 혼란에 빠지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석우는 이혼한 아내에게 딸 수안을 데려다 주기 위해 부산행 열차에 탑승하지만, 기차가 출발한 직후 감염자가 탑승하게 되며 사건이 벌어집니다. 감염된 사람은 초인적인 힘과 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주변 사람을 공격하고, 이내 전염이 확산되며 열차 내 모든 승객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영화 속 바이러스는 빠른 잠복기와 감염성을 가진 특징을 보입니다. 감염자는 수십 초 만에 좀비로 변하고, 물리적인 상처 없이도 체액 접촉만으로도 감염이 이뤄지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또한, 바이러스는 혈액순환을 타고 뇌에 도달하면서 뇌신경 체계를 통제, 인간의 이성을 제거하고 본능적인 폭력성만을 남기는 형태로 표현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허구적 요소를 갖고 있으면서도 현실 속 바이러스의 속성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실제로 광견병,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 인플루엔자 등은 감염 후 급격한 증상을 보이며, 특히 광견병은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산행은 이러한 실존 바이러스의 특성과 좀비 장르의 전통적 상징성을 조화롭게 결합해 감염의 공포를 극대화했습니다.
부산행 과학적 배경
부산행에서 다뤄지는 좀비는 보통 무의식적인 공격성과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묘사됩니다. 이들의 행동은 빛과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야가 차단되면 움직임이 둔화되고 방향 감각을 잃습니다. 이는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었을 때 나타나는 실제 신경학적 증상과 유사합니다. 예를 들어, 시상하부나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인간은 이성을 잃고 공포, 분노, 공격성 등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게 됩니다. 감염된 좀비들이 광폭해지는 이유를 뇌과학적으로 해석하면,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기능을 상실하고, 본능적 뇌 영역인 ‘파충류 뇌(reptilian brain)’가 지배하게 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특정 증상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며, 뇌질환의 증상이 영화 속 좀비 행동에 영감을 줬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감염자들이 인간으로서의 감정이나 기억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로 묘사되며, 이는 해마(hippocampus)와 같은 뇌 부위가 바이러스로 인해 기능을 정지했음을 암시합니다. 영화의 설정대로라면, 바이러스는 중추신경계를 빠르게 장악하여 뇌 기능을 강제로 전환시킴으로써 ‘인간성’의 상실을 유도하는 고도로 진화한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총평
부산행은 생존극 속에서 보이는 인간성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줍니다. 누가 진짜 괴물인가, 누가 진짜 인간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공감을 일으킵니다. 주인공 석우는 초반엔 이기적이고 냉정한 펀드매니저로 등장하지만, 점차 딸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도우며 진정한 부성애를 보여주면서 변화해 갑니다. 반면, 용석 기업 상무는 극한 상황에서 자신만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며 생존하고자 하며, 결국 그의 선택은 더 큰 비극을 불러옵니다. 이러한 대조는 재난 속에서 인간 본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화는 생존을 위한 선택의 순간마다 윤리적인 딜레마를 던지며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특히, 맨 마지막 장면에서 수안이 부른 노래는 인간성의 마지막 희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으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명장면입니다. 이처럼 부산행은 단순한 액션이나 공포가 아닌, 가족애, 이타성, 용기 등 인간이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를 말하고 있습니다. 좀비가 창궐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엉망진창이 되었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영화를 보고 나면 이에 대해 해답을 얻을지 모릅니다.